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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스터선샤인1] 선택에 대하여
    봉봉의 예술투어 2021. 10. 12. 06:19

     나는 서울을 좋아한다. 서울의 도시를 느끼는 것도 나의 즐길거리 중 하나이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져 있는 길거리를 걸으며 그 시대 속 사람이 되어보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어떤 때는

    서울역 부근을 따릉이 타고 지나가면서 신문지를 던지는 빵모자를 쓴 청년이 될 때도 있고, 또 어떤 때에는 을지로 다방에서 잠자리 안경을 쓴 선을 보는 여인이 되기도 한다. 어떤 역사의 획을 긋는 대단한 사람보다는 그 시대 속에서 순응하며 살아가는 엑스트라 1의 삶을 상상하는 즐거움이 서울에는 가득하다. 

     

     미스터 선샤인은 대한민국의 역사 중 가장 아픔으로 여겨지는 시대의 시작점, 개화기의 서울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이다. 내부적으로는 신분제 사회가 무너지고 야망을 품은 자들이 나타나며 외부적으로는 외세가 개입하여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게 만드는, 그런 암흑의 시대이다. 그 격변의 혼란기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사정과 신념을 품고 어떻게든 살아간다. 

     그 속에서 주인공들은 유독 보는 내내 시청자들에게 주인공들의 자신들의 '선택'을 많이 보여준다.  처음 추노꾼들이 유진을 풀어주기로 '선택'하는 걸 보았고, 애신은 애기씨의 삶을 포기하고 의병의 삶을 '선택'하였으며 양화는 자신의 분신인 호텔 글로리를 폭파시키는 '선택' 하였고, 구동매와 김희성, 그리고 유진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선택'을 한다.  미스터 선샤인의 인물들의 선택은 위험하지만 동시에 매혹적이기에 더욱 그들의 삶이 더욱 애틋하고 가슴에 뜨거운 여운을 남긴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우리 또한 매 순간 선택의 기로에 놓인 삶을 살아간다. 이것저것 기회비용과 앞으로의 미래를 생각하며 따지며 가장 최선의 선택을 하지만 필연적으로 선택을 하지 않는 길에 미련을 둔다. 그리고 후회를 하며 '과거로만 갈 수 있다면' 하고 중얼거린다. 그리고 그것이 때로는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아 내 마음의 어둠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나의 경우도 내가 선택한 것들은 대부분 잘 되었다고 생각이 들지만 가끔은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몇 년간 집착하기도 하여서 꿈 속에서도 나를 괴롭히는 지경에 이르기도 하였다. 이런 나이기에 애신이라면 유진과의 삶을 선택하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라마보는 내내 들었지만 그런 생각이 든 것이 무색하게도 결국 애신은 자신의 선택에 후회가 되지 않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낸 슬픔은 덤덤히 삼키고 더욱 독립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간다. 

     모든 선택에는 각각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신념을 가지고 선택하여 그저 묵묵히 걸어 나아가야 한다. 미련이 그들을 붙잡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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