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방학에는 내다버린 나를 되찾기 위해 갓생을 살고자 계획적으로 이것저것 살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 계획 중 하나는 바로 매주 수요일마다 미술관에 가는 것인데, 이번 첫 2026년을 어딜가야 좋을까 하고 찾아보다 아트선재센터를 고르게 되었다. 아트선재센터는 예전에 톰 삭스의 스페이프로그램을 봤을 때 처음 방문했었던 곳인데, 종종 설치미술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는 곳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에는 엄마랑 아빠와의 미술관 투어이기에 작품 수도 많지 않으면서 재미있게 볼 수 있겠다 싶어 일민 미술관이랑 고민하다가 이 곳으로 직행하게 되었다.
아트선재센터는 삼청동에 위치한 곳인데, 주차는 따로 없어서 항상 정독도서관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곤 한다. 물론 주말에는 어림도 없을 곳이지만 평일에 갔기에 겨우겨우 들어갔다.

겨울인데 가을 분위기가 나는 삼청동 분위기에 취얼산스..
엄빠 기다리면서 표나 먼저 구매해야겠다 하는데 엥? 왜 컨테이너에서 티켓을 구매하지? 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있었다...
15분 기다리는 동안 심심해서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무료 그림책 팝업 전시가 있어서 들어갔다.








액자로 아이들 얼굴 표현해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팝업북을 해봤는데 아이들이 되게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내년에도 이런 거 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되려나?
드디어 2시 입장. 2시에 도착하면 도슨트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처음 입장부터 심상치가 않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에 있는 인물 1이 된 기분이다.


아트선재센터 30주년 기념전시로서 비아르 로아스와 아트선재센터가 2년 간 공동으로 기획하게 된 전시라고 한다. 비아르 로아스는 이 곳에 직원들과 함께 출퇴근을 하면서 현장 조사를 했었다는데... 한 장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최소 한 달 이상 거주해야 한다는 그의 철학에 맞게 이번 전시도 그렇게 진행한 듯 하다.
이번 전시는 건축 공학적 요소와 햇빛의 각도, 유리창 등 모든 공간을 꼼꼼하게 보면서 모든 것을 계획적으로 설치하였다고 한다. 특히, 관람 흐름은 지하1층에서 3층을 전부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으며, 관객은 이 세계를 탐험하는 존재이자 이 상황에 몰입하고 불안을 직접 체험하는 배우로서 경험하는 것을 주안으로 두었다고 한다.
아참, 도슨트의 설명은 지하 1층에서 작가를 설명하고 지하1층에서 3층까지 다 둘러본 후 30분 뒤에 2층에서 모여서 설명듣고 마무리가 된다.
지하 1층
여기 예전에 영상 틀어주던 곳이었는데, 이 곳을 저렇게 비니루를 씌어버린 ... 처음에는 사실 의도를 알기 쉽지 않았다. 그러다 문뜩 전시 해설을 듣고 글을 쓰면서 생각이 들었다. 마치, 태아가 둘러쌓여있는 양막 같은 느낌이랄까?
생명의 씨앗이 잉태되는, 그런 생명력이 깃들었던(과거) 장소를 표현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허무하게 지하 1층을 보고 1층으로 올라갔다.


1층

와.. 인포메이션센터였던 이 곳을 이렇게 바꿔버리다니.. 진짜 아트선재센터의 이 무시무시한 기획력이란....
1층은 마치 황폐한 세계 속에 온 기분이었다. 그리고 저렇게 인간의 형상을 한 듯한 기계의 최후의 모습이 인류의 최후의 모습 같아서 되게 인상적이었다.
나중에 2층에서 도슨트 해설로는,
여기에 있는 흙, 자갈, 이끼, 식물 등은 전부 한국 현지에서 공수해 온 것이라고 한다.


바로 왼쪽에는 세탁기와 결합한 기계의 처절한 모습(?)이 담겨있다.



그 와중에 굴러다니는 수박과 호박, 감자...

2층_ 뒤집힌 정원
여기는 이렇게 체크 벽면이 있는데 사실 이해가 안되다가 지금 블로그 글쓰면서 느끼게 되었다.
아, 이거 배경 제거작업하면 나오는 그 화면 아닌가?
미술관은 바깥과는 분리가 철저히 된, 온도와 습도가 조절이 되는 인간이 만든 공간이기에 이 전시에서는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흐리게 만들기 위해 작가가 노력했다고 설명을 들었는데... 그래서 저렇게 표현한거구나 생각이 이제 들었다.

계단 옆 바로 뚫린 공간으로 들어가면..... 어마어마한 공간이 펼쳐진다.
유기물과 기계가 뒤엉킨 설치조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 위에는 나무 덩쿨이 천장을 뒤덮고 있었다.


나무가 거꾸로 매달려있기에 너무 궁금했다. 인류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보면 우리는 나무가 울창하게 기계들을 뒤덮고 있는 모습을 상상하는데 왜 작가는 나무를 굳이 거꾸로 표현했을까?
도슨트분께 질문을 결국 하고 말았다.
아마 추측하기론, 지하 1층에서는 관객이 위-> 아래 1층에서는 수평의 구도, 2층에서는 시선을 아래-> 위로 변화를 주고자 했던 것 같다고 하신다. 시선을 다양하게 함으로써 좀 더 다채롭게 이 공간을 느끼길 바랐던 것인가 생각이 든다.




1, 2층은 타임엔진이라는 가상현실. ai 검색 엔진 통합 소프트웨어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을 한 다음 나온 결과물을 실제로 구현한 모습이라고 한다. 작동 원리는 인류 멸종 후 환경의 모습을 입력하면 타임엔진이 이미지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라 한다.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새둥지

3층_ 불과 파란 빛
사진에는 없는데 2층에서는 빨간 빛이였다면 3층은 파란 빛이다. 그리고 갑자기 따뜻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바로 옆을 바라보니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세상에...)
이 불도 의미가 있었으니... 이 전시의 제목을 상징하며 작가가 최종적으로 말하고자하는 바가 담긴 공간이었다.
“‘적군의 언어’는 의미 형성의 깊은 선 역사를 가리킨다.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는 상징 체계를 홀로 발명한 존재가 아니다. 네안데르탈인, 데니소바인 등 다른 인류와 함께 진화했고, 그들과의 만남은 적대적이면서도 친밀하고, 경쟁적이면서도 협력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오간 것은 도구, 몸짓, 불만이 아니라 상징적 사고와 의미 창조의 첫 불씨였다. 전시 제목은 바로 이러한 역설을 담고 있다. ‘적’이라는 완전한 타자성은 낯설고 위협적이지만, 동시에 우리가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인식하게 한 거울이기도 했다.

어쩌면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프로메테우스의 역할을 자처한 것일지도 모른다. 인류의 데이터와 지식을 전송해 학습시킨 결과가 결국 타임엔진이라는 불로 타올랐고, 이 통제할 수 없게 된 거대한 기술의 불길은 [인류 소멸]이라는 결말로 우리를 이끌어가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심플한 전시이지만, 내용은 심플하지 않았던 ..그런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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